처음엔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해 쓸 작정이었다. “검찰총장은 법리적으로 법무부 장관의 부하가 아니다” “산 권력 수사하면 좌천, 다 아는 얘기 아니냐.” 22일 윤석열이 법무부 장관 추미애를 공개 저격한 대검찰청 국정감사 장면을 다시 보려고 유튜브를 열었는데, 글쎄 ‘트바로티’ 김호중의 노래 영상이 줄줄이 뜨는 것이었다. 일선 검사들은 윤석열의 작심 발언에 속이 뻥 뚫렸다고 한다. 김호중이 온 힘을 다해 부르는 노래들은 가히 폭포수였다.‘첫눈처럼 너에게 가겠다’ 하나만 듣고 윤석열로 갈 생각이었는데 새벽 두 시가 넘어버렸고, 나는 스마트폰을 쥔 채 이불 속으로 들어가고 말았다. 우연인지, 시대가 만든 운명인지 김호중과 윤석열의 공통점이 줄줄이 떠올랐다. ● 노래 잘하는 가수, 나쁜 놈 잘 잡는 검사첫째, 자신의 직업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트로트에 별 관심이 없는 나는 개천절까지만 해도 김호중이라는 가수를 알지 못했다. 그날 혼자 동네 극장에 갔다가 3면에 영상이 펼쳐지는 스크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3kp4NZ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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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4, 2020 at 02:00PM
절묘하다면 절묘할 수도 있는 결론이다. 감사원은 20일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 감사보고서에서 조기폐쇄 결정의 핵심 근거는 조작됐지만 폐쇄 결정이 타당한지 판단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고 발표했다. 음주측정 조작을 밝혀내고도 운전면허 박탈이 부당한지에 대해선 여러 사정을 감안해 덮은 셈이다. 틀린 결론이라고 하긴 어렵다. 운전자 집안 분위기에 따르면 운전을 하는 데는 맑은 정신 외에 안전성이나 주변 수용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는 것과 비슷한 논리다. 대통령이 탈원전 정책을 밀어붙이면 따르는 거지 무슨 근거가 필요하겠나. ● 감사원장 자리를 박차고 나올 것이지 15일 국회 국정감사에서 ‘꼿꼿 재형’으로 기대를 모았던 최재형 감사원장(64)이 이런 매가리 없는 감사 결과를 내놓은 게 실망스러운 것도 사실이다. 보고서 제목이 ‘조기폐쇄 결정의 타당성 점검’이면 타당한지 부당한지 밝혀야 옳지, 달랑 경제성 평가만 해놓고 타당성 판단 불가라니 비겁하다
한국 골프의 전설 최상호(65)는 올해로 골프와 인연을 맺은 지 50년이 됐다. 10대 중반이던 1970년 경기 고양시 집 근처 뉴코리아CC 연습장에서 아르바이트로 일하며 입장쿠폰도 받고, 공도 닦아주던 게 그 시작이었다. 프로 입문 뒤 KPGA 정규투어 최다인 43승을 쌓았다. 2위는 20승(박남신). 격차가 워낙 커서 불멸의 기록이라는 찬사가 나온다. 최상호가 첫 승을 신고한 1978년부터 마지막으로 정규투어 우승을 한 2005년 사이에 무관이었던 시즌은 1988년 한 해뿐. 그랜드시니어 부문(60세 이상) 11승을 포함해 챔피언스투어(50세 이상)에서도 최다인 26승을 올렸다. 땀과 눈물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꾸준함이다. 20년 넘게 매일 1300개 이상 공을 때렸다. 필드에서 선망의 대상인 최상호가 두 아들에게는 오랫동안 골프 근처에 얼씬도 못 하게 했다. 아버지처럼 골프 선수가 되겠다고 할까 봐 걱정해서다. 자식 이기는 부모는 없기에 아예 ‘싹’도 트지 않게 했다. 그 이유를 물었다. “
문재인 정부에서 일관되게 추구하고 있는 정책 중 하나가 권력기관 개편이다. 검찰개혁을 위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와 검경수사권 조정, 국정원의 국내 정보활동을 금지하는 조직 개편, 자치경찰제 도입 등이 계속 추진되었다. 이제 자치경찰제를 제외한 대부분의 권력기관 개편이 종결 단계에 이르고 있다. 그러나 비판과 우려의 목소리는 오히려 더욱 커지고 있다. 현 정부의 검찰개혁에 대한 열의를 비롯한 권력기관 개편에 대한 적극성은 피해의식에서 비롯되었다는 분석이 많았다. 과거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절 개혁에 걸림돌이 되었고, 퇴임 후에는 검찰권의 오남용으로 인해 그가 극단적 선택을 하게끔 만들었다는 인식이 검찰에 대한 적대적 태도, 나아가 권력기관 개편에 대한 집요함으로 나타났다는 것이다. 하지만 집권 후 만 3년을 넘긴 시점에 그런 단순한 논리로 현 정부의 권력기관 개편을 이해하기는 어렵다. 이미 검찰을 분열시키고 상당 부분 장악해 추미애 법무부 장관 아들 수사에서 검찰의 늑장 수사, 봐주기
추석(秋夕)은 ‘가을 저녁’, 즉 가을 달빛이 가장 좋은 밤이라는 뜻이다. 오곡이 무르익고 덥지도 춥지도 않은 이 좋은 날을 가족과 함께하고 싶은 것은 인지상정. 산업화 이후 도시로 떠난 자식들은 아무리 길이 막혀도 고향을 찾아 ‘민족 대이동’을 해왔다. 1996년 강원도에서 무장공비 침투사건으로 일대에 통행금지령이 내려져 강원도 부모들이 자식들에게 “이번에는 오지 말라”고 당부한 일은 있었을지언정, 고향을 향하는 발길은 그 어떤 것도 막지 못했다. ▷코로나19가 우리 민족이 한 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언택트 추석’을 강요하고 있다. “추석 때 오지 말그라. 나중에 더 반갑게 만나제이. 사랑한다.” 경북 의성군은 최근 홀로 사는 노인 1873명의 영상을 촬영했다. 머리 위로 ‘손하트’를 그리는 할머니 할아버지들의 영상이 객지로 떠난 자식들의 휴대전화로 보내졌다. 자식들보다 더 손꼽아 기다렸을 어르신들이지만 명절을 포기하는 아쉬움보다 학교도 못 가는 손주들 걱정이 앞선다. ▷우리 조상들은 명절과
독일의 확진자 수는 하루 2000명대다. 우리는 최근 급격히 늘었다고 하지만 300명대다. 독일 인구가 우리나라의 약 1.6배인 점을 고려해도 독일이 훨씬 많다. 이런 독일에서 최근 코로나 콘서트 실험 공연이 열렸다. 대규모 실내 행사에서 바이러스가 얼마나 빨리 확산되는지 과학적으로 알아보기 위한 실험이다. 할레 의과대학이 주도했고 18∼50세의 건강한 지원자 2200명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조건을 달리해 세 차례 콘서트를 열었다. 첫 번째 콘서트는 거리 두기 조치 없이 코로나19 확산 이전처럼 열었다. 두 번째는 그룹을 나눠 각 그룹별로 지정된 통로로만 드나들고 홀 내부에서 돌아다니지 못하도록 했다. 세 번째는 입장객 수를 절반으로 줄여 사방으로 1.5m 간격을 두고 앉도록 했다. 다만 실험 대상 전원이 코로나19 진단 검사를 받고 발열 체크를 하고 입장한 뒤 실험 내내 마스크를 착용한 점은 동일했다. 실험 결과는 6주 후쯤 나온다. ▷스웨덴은 대부분 유럽 국가가 엄격한 봉쇄를 하는 동안에도
지난 8·15광복절 직후 사진 한 장을 카카오톡 메시지로 받았다. 누군가 연설하는 사진이었다. 연사의 하관이 광복회장 같기는 한데, 연단에는 이렇게 써 있었다. 작은 글씨로 ‘제75주년 광복절 경축식’, 그 아래 큰 글씨로 ‘우리나라’. ‘대한민국’이 아니라 우리나라였다. 첫 느낌은 이랬다. ‘누군가 또 장난을 쳤구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이런 유의 유머들이 넘쳐난다. 다소 어려운 단어나 한자를 어린아이들 눈으로 풀이하는 식이다. 이를테면 ‘술에 취해 큰 소리를 지르거나 노래를 부르는 짓’을 뜻하는 4자성어는? 단답식 ‘( )( )( )가’의 괄호에 들어갈 정답은 ‘(고)(성)(방)가’겠지만 아이의 답변은 이렇다. ‘(아)(빠)(인)가’. 대한민국이란 한자 국호를 우리나라라는 쉬운 우리말로 바꾼 합성 사진인 줄만 알았다. 그게 합성이 아니라 진짜임을 알게 됐을 때 밀려온 허탈감…. 그 다음엔 ‘참 애쓴다’는 느낌과 함께 ‘그래도 일관성은 있다’는 생각까지 들었다. 오죽 대한민국을 부정
당연한 얘기지만 양복은 한반도에 처음 들어왔을 때 ‘서양의 옷’이란 뜻이었다. 조선 말기 개화파 정객들이 제일 먼저 양복을 입었는데, 1880년대 초 신사유람단으로 일본에 파견됐던 김옥균 서광범 유길준 윤치호 등이 그들이다. 그래서 한때 양복의 다른 이름은 ‘개화복’이었다. ▷조선에서 서양식 양복을 받아들인 것은 이로부터 10여 년이 더 지난 1894년 갑오개혁 이후다. 1895년 단발령이 내려졌고 1896년 고종의 칙령으로 서양식 육군복장을 제정했다. 1900년에는 문관들의 관복도 일본이 전수한 서양식으로 바꿨다. 1898년 배재학당이 검정 양복 스타일의 교복을, 1907년 숙명여학교가 자주색 원피스로 된 서양식 교복을 채용했고 일제강점기인 1930년대에는 한복 교복이 금지돼 양복식 교복이 퍼졌다. ▷‘상의와 하의를 같은 천으로 만든 한 벌의 양복’으로 대표되는 양복 정장은 한국의 현대사와 호흡을 함께하며 일상 속에서 격식을 갖춘 옷차림으로 정착했다. 경조사나 중요한 만남, 공적인 행사, 면접
“이승만 대통령을 우리의 국부(國父)다, 하는 부분에 대해선 다르게 생각한다. 우리의 국부는 김구 (임시정부) 주석이 되는 것이 더 마땅했다고 생각하고 그런 역사의식을 가지고 있다.”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한 달 전 인사청문회에서 한 말이다. 국부가 누구냐고 아무도 안 물었다. “이승만 정권은 괴뢰정권인가. 이승만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초대 대통령이자 건국 대통령이라는 데 동의하느냐”고 박진 미래통합당 의원이 물었을 뿐이다. 광복 75주년을 맞은 2020년 8월 15일. 대한민국 19대 대통령에 의해 임명된 통일부 장관이 초대 대통령을 건국 대통령으로도, 국부로도 인정하지 않는 사실은 기록해둘 필요가 있다. 문재인 정부가 586운동권에 포획돼 있고 이인영 통일부 장관이 전대협 1기 의장 출신이다. 그의 역사의식은 곧 이 정부의 집단 역사의식이라 해도 과언이 아닌 것이다. ● 누군들 백범 김구를 존경하지 않으랴 백범 김구를 존경하지 않는 한국인은 단언컨대, 없다. 요즘 찐 대세남으로 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