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척의 핑크색 배가 떠 있다. 아니, 떠 있다기보다는 번잡한 교차로 한복판에 높이 들려져 있다. 배의 옆구리에 쓰인 ‘진실을 말하라’라는 굵은 검정 글씨가 유독 도드라져 보인다. 사람들이 에워싸 그 배를 보호하고 있다. 이따금 누군가가 배 위로 올라가 무슨 말인가를 한다. 유명배우 에마 톰슨도 그중 하나다. 그 모습을 며칠 지켜보던 경찰이 더 이상 참지 못하겠는지 배를 견인해 간다. 지난달 런던에서 있었던 일이다. 핑크색 배는 영국 정부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기후 긴급사태’를 선포하라고 요구하는 ‘절멸 저항(Extinction Rebellion)’이라는 환경단체가 동원한 진짜 배였다. 그들은 인간의 실존을 은유하는 데 자주 쓰이는 배의 이미지를 기후변화와 생태계 파괴로 인해 절멸의 위기에 처한,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에 대한 은유와 상징으로 삼았다. 배의 측면에 쓰인 ‘진실을 말하라’는 그 실존적 위기를 직시하고 인정하며, 생명의 배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하라는 요구였다. 저항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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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29,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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