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한국에 왔을 때 우리에겐 한 그루의 포도나무도 없었다. 길 가다 남의 집 담장이나 마당에 심어진 포도만 봐도 멈춰 서서 품종이 무엇인지 가지는 어떻게 뻗어갔는지 땅은 어떤지 ‘두릿두릿’ 살피며 긴 이야기를 하곤 했다. 남의 집 포도밭과 포도나무가 참 부러웠다. “이 포도나무 가지치기해서 삽목하면 될 텐데, 좀 구할 수 없을까?” 레돔은 늘 이렇게 이거 필요하다, 저거 필요하다 말한다. 나는 불만이었지만 거절할 수는 없었다. 없는 능력을 총동원해서 이런저런 품종의 나뭇가지들을 구해주는 것은 물론이고 낯선 집에 들어가서 저 담장의 포도 나뭇가지를 좀 얻어갈 수 없느냐는 부탁도 여러 번 했다. 이 모든 것에 우리의 생계가 달려 있다고 생각하니 발등에 불 끄듯 일을 하게 됐다. 다행히 레돔은 얻어온 가지들을 알뜰히 잘라 젖은 흙에 꽂아 뿌리가 나게 했다. 4월이 돼서 우리는 그것을 밭에다 심을 준비를 했다. “아, 이것 봐. 마늘 싹이 잘 나고 있네.” 먼저 심었던 포도나무 발치에서 마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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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6,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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