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생히 기억한다. 초등학교 시절, 내리쬐는 뙤약볕 아래 흙먼지 날리는 운동장, 하얗게 그어진 출발선 뒤에서 “준비!” 소리에 맞춰 자세를 취할 때의 긴장감. 두 손으로 땅을 짚고 엉덩이를 치켜든 채로 출발 신호를 기다리는 1, 2초 남짓한 그 시간이 나는 유난히도 싫었다. 그렇다고 달리기를 못하냐고 하면 딱히 그런 것도 아니었다. 다만 모두가 똑같은 자세를 취하고 출발이라는 호령 소리를 기다리고 있을 때의 그 긴장감이 죽도록 싫었을 뿐이다. 긴장을 잘하는 편이다. 많은 이들이 그랬겠지만 고3 때는 소화장애까지 걸렸다. ‘수능’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숨이 턱 막혀 뭘 먹어도 체기가 올라왔다. 취업준비생 때는 면접을 앞두고 남몰래 엉엉 울어버린 적도 있다. 막상 면접장에 들어가면 그렇게 떠는 편도 아닌데, 대기할 때의 그 긴장감만 생각하면 속이 울렁거렸다. 하다못해 어학시험만 해도 마찬가지. 고사장, 수험표, OMR 카드, 시험지 넘기는 소리는 늘 나를 도망가고 싶게 만들었다. 긴장을 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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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30,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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