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분식집=전교 1등을 밥 먹듯 하던 내가 중학생 시절 혐오했던 대상은 분식집이었다. 남·여학생들이 떡볶이를 먹는답시고 앉아서는 서로 힐끗힐끗 훔쳐보고 시시덕거리는 분식집이야말로 청소년 탈선의 온상이라고 굳게 믿었던 내가, 철나고 처음으로 분식점에 간 것은 고1 때였다. 하기도 지겨운 반장을 또 했던 나는 학년 초 학급을 꾸미는 미화 활동에서 아니나 다를까 우수한 성적을 거두었고, “반장이 한턱내라”는 급우들의 성화에 못 이겨 하굣길 분식집에 떠밀리듯 들어간 것이다. 난생처음 ‘라볶이’를 맛본 나는 깜짝 놀랐다. 라면도 아니고 떡볶이도 아닌 것이 살인적으로 맛있는 게 아닌가. 긴 머리를 말총처럼 뒤로 동여맨 30대 초반의 매력적인 분식집 누님이 “네가 그 공부도 잘하고 얼굴도 잘생겼다는 친구구나?” 싱긋 웃으며 내 머리를 쓰다듬어 주었는데, 순간 머리털이 쭈뼛 섰던 나는 얼굴이 화끈거려 그 맛난 라볶이를 세 젓가락밖엔 먹지 못했다. 그만큼 ‘무균질’ 영혼이었던 나는 그날 밤 남편과 이혼한 뒤 미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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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9,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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