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산길 ― 문현미(1957∼ ) 청빛 바람 그득한 흙길을 걸으면생각의 잎사귀들이 파파파 넓어진다 그림자가 가벼워지는 시간영혼에 풀물이 스미는 시간 내 속의 어지러운 나, 우수수 흩어지고파릇한 정맥에 새 길이 나는 걸 예감할 때 호젓이 야생으로 점화되어온몸에 속잎이 자라고 꽃이 피어 마침내 나멀고 가까운 초록 풍경이 된다 인간이 지닌 대외적인 힘은 점점 세지고 있다. 마치 강철 벽을 두른 듯, 인간은 문명의 혜택을 입고 모든 생명 위에 군림하는 강자가 되어간다. 그렇지만 우리는 알고 있다. 종으로서의 사람이 강해질수록, 개별적인 하나하나의 마음은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약해지는 탓에 우리의 ‘두려움 리스트’는 점점 늘어간다. 우리는 갑자기 공격해 올 타인이 무섭다. 사람 관계에서 받는 상처도 두렵다. 타인이 너무 두려워 혼자이길 택했더니 이번에는 공허함이 두렵다. 혼자 텅 빈 공간과 시간을 감당하는 일이 고통으로 느껴져 견딜 수 없다. 진퇴양난이다. 이렇게 약한 나를 알아보았는지 온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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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20,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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