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아버지가 죽은 지 만 두 돌이 되는 제삿날에 마침 읍내에서 큰 장이 섰다. 며느리는 몸을 떨쳐 몰래 나아가 저잣거리에서 원수를 칼로 찔러 죽이고, 배를 갈라 간을 뽑은 후 돌아와 시아버지 제사상에 올렸다. ―조수삼(趙秀三)의 추재기이(秋齋紀異) 중에서 지금의 평안북도 희천군에서 평범하게 농사를 지으며 살았던 이름 모를 아낙의 살벌한 복수극이다. 서울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곳에 사는, 낮은 신분의 아낙이 저지른 사건이 지금까지 전해질 수 있었던 것은 당대의 뛰어난 문인 조수삼(1762∼1849)이 그 내막을 ‘추재기이’에 간략하게나마 수록해 두었기 때문이다. 아낙의 삶은 고단했다. 결혼하고도 몇 년간 자식이 없었으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다. 시집온 지 5년 만에 남편을 여의었고, 유일한 버팀목이었던 시아버지마저 이웃 사람에게 살해당하고 말았다. 두 살 난 어린 아들만 곁에 있었다. 시아버지의 죽음에 대한 기록이 없기에 무슨 이유인지는 알 수가 없다. 사람이 죽었으니 마땅히 관아에 알려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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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12,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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