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윽고 땅을 샀다. 우리는 비로소 꿈을 꿀 수 있게 되었다. 땅속에 53도의 뜨거운 물이 흐르는 충주 수안보면 한 모퉁이, 그동안 수없이 이곳을 다녔지만 그때는 남의 땅이었다. 모가 심긴 푸른 들에 바람이 불어 잔물결이 일어도 아무런 감흥이 없었다. 나비 제비가 깝쳐도 맨드라미 들마꽃에게 인사를 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다. 봄이 와도 우리에겐 봄이 아니었다. 그러나 이제는 우리들의 땅, 온몸에 풋내를 띠고 푸른 웃음 띠며 이상화 시인의 시를 노래하며 봄 신령에 잡힌 듯 어깨춤을 추며 걸어간다. 착한 도랑을 따라 난 밭고랑에 앉아 호미질 하는 할머니를 정겹게 보며 말을 붙인다. “할머니 무엇을 심고 계신 거죠? 아, 양파로군요. 감자도 심을 것이라고요? 이건 언제 먹을 수 있죠? 우리는 저 언덕에 포도나무를 심을 거예요. 땅이 척박하고 빛이 종일 들어오니 포도나무에 꼭 좋은 땅이에요. 맨 먼저 우물부터 팔 거예요. 그래야 갓 심은 나무들에게 물을 흠뻑 줄 수 있으니까요. 나무는 첫 3년 동안 제일 목마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FkMSl3
via
자세히 읽기
March 19, 2019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