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엾은 주검들이 동구 밖에 누워있다. 풍랑에 배가 뒤집혔다. 바다에서 단련된 사내들은 검은 파도의 공포를 느끼며 생을 마감했다. 그 주검들이 거적 위에 나란히 누웠다. 바닷가 마을은 일시에 음산한 기운에 휩싸였다. 어둠이 깔리면 사람들은 집 밖으로 나오지 않았다. 바다에서 생을 마감한 주검을 두려워했다. 1980년대 초반, 필자가 남해의 섬에 살며 겪었던 유년기의 기억이다. 장례가 끝난 후에도 한동안 주검을 뉘었던 동구 밖 언덕배기는 기피의 공간이었다. 원혼이 떠돌지 모른다는 두려움에 동네 조무래기들뿐 아니라 어른들도 그곳을 지나다니기를 꺼렸다. 우리의 전통적인 죽음관에는 천수를 누리고 집 안에서 죽음을 맞이하면 조상신이 된다. 반면 밖에서 사고로 죽거나 혼인을 못 하고 죽으면 객귀, 몽달귀, 처녀귀 등의 원혼이 된다. 원혼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주변을 떠돌며 산 사람에게 해코지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그래서 결혼을 못 하고 죽은 젊은 남녀를 혼인시키는 사자혼례식을 치르기도 했다. 죽은 이의 한을 풀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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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08,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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