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드르가 없다고? 그렇다면 칼바도스도 없겠구나. 그러니까 사과술들 말이야. 사과 케이크나 파이도 없다는 거야? 사과를 졸여서 먹는 콩포트는? 이건 정말 맛있는데 왜 없지?” 레돔이 한국에 와서 처음 사과를 먹었을 때의 반응이었다. 1990년대 중반이었다. 그가 먹은 것은 홍옥이었고 그 새콤한 맛에 반했다. 당연히 맛있는 시드르도 있겠지? 했는데 그것이 술인 줄도 모르는 나를 보고 좀 놀라워했다. “그러니까 우리에겐 생으로 먹을 사과도 부족해서 그런 것이 아니었을까 싶어.” 사과에 대한 나의 첫 기억은 초등학교 때였다. 어른들은 우리 동네 여자아이들은 사과를 많이 먹어서 다들 예쁘다, 라는 말을 하곤 했다. 그러나 나는 사과를 먹어본 적이 없었다. 오히려 감을 많이 먹었다. 감꽃, 소금물에 삭힌 풋감, 홍시, 얼어붙은 겨울 감, 사계절 내내 어찌나 감을 먹었던지 변을 보지 못해 엉엉 우는 아이들도 많았다. 감을 언제 처음 먹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사과를 처음 먹어본 날은 선명하게 기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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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19,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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