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뱃전에 부딪히는 파도는 달빛에 일렁인다. 아름답지만 싸늘한 공포감을 주는 일렁거림이다. 어선은 파도와 한 몸이 돼 천천히 오르내린다. 7명의 선원은 선실에서 자고 있다. 열다섯 살의 막내 선원만이 눈을 부릅뜬 채 바다를 주시하고 있다. 밤하늘이 이불처럼 아늑하고, 파도 소리가 자장가처럼 들리는 새벽. 소년은 꾸벅꾸벅 졸다가 깜짝 놀라며 눈뜨기를 반복한다. 잠들면 안 된다. 소년은 바가지로 바닷물을 퍼 올려 세수를 한다. 고개를 들고 바다를 힐끔 보다 흠칫 놀라며 급히 선실 벽을 주먹으로 두드린다. “어서 일어나시오. 그물 찢어진단 말이오.” 잠에 빠져 있던 선원들은 일사불란하게 자신의 자리로 간다. 배를 책임진 사공은 상황을 파악하고 그물을 끌어올릴 것을 지시한다. 어선 앞쪽 일을 맡은 이물사공과 배의 뒤쪽을 담당하는 고물사공은 산전수전을 다 겪은 선원답게 호흡을 맞춰 가며 침착하게 그물을 당긴다. 한참을 그물과 씨름한 끝에 갑판 위로 끌어올렸다. 물고기가 너무 많이 잡히면 면사로 만든 그물이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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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11,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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