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베트남전쟁을 소재로 한 바오닌의 소설 ‘전쟁의 슬픔’에는 이런 구절이 나온다. “슬픔 덕에 우리는 전쟁에서 벗어날 수 있었고, 만성적인 살육의 광경, 폭력과 폭행의 정신적 후유증에 매몰되는 것도 피할 수 있었다.” 무슨 의미일까. 주인공 끼엔은 제목과 흡사하게 ‘슬픔의 신’이라 불린다. 늘 슬픈 얼굴을 하고 있어서 붙은 별명이다. 그에게는 모든 것이 슬프다. 수백만에 이르는 사람들이 죽었는데 자기만 살아남은 것이 슬프고, 전쟁이 할퀴고 간 조국의 처참한 모습이 슬프다. 만신창이가 된 사랑도 슬프다. 그러다 보니 증오나 복수의 감정이 들어설 여지가 없다. 유해 발굴단에 참여해 하늘로 올라가지 못하고 산천을 떠도는 혼령들을 위로하고, 그들의 혼이 이끄는 대로 그들의 서러운 이야기를 전할 따름이다. 그의 삶은 그렇게 슬픔에 소진되지만, 작가는 그것이 “행복보다 더 고귀하고 고상한 감정”이며 상처를 극복하는 수단이라고 생각한다. 이 전쟁 소설에 미움의 감정이 없는 이유다. 그래서일까, 베트남인들은 슬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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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9,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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