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말이면 늘 주문하는 책이 있다. ‘한 해를 정리하는 100가지 질문’을 담은 독립출판물, ‘연말정산’이다. 1년 동안 벌고 쓴 돈을 정산하듯, 지나간 시간을 기록해 보자는 취지에서 만들어진 백문백답 노트다. 이 책 속 질문들을 따라가다 보면 휴대전화 사진첩엔 없는 기억들이 떠오른다. ‘올해 나는 일부러 ____을 모른 체했다’ ‘가끔 ____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훔쳐보곤 했다’ 빈칸을 채우는 게 숙제다. 돌아가며 이야기하기 좋아 송년회 때 자주 들고 갔다. 올해도 친구들이 집에 놀러와 그 책 있냐고 물어서 별생각 없이 꺼냈다가 얼굴이 붉어졌다. 빈칸인 줄 알았는데 빼곡히 무엇인가 적혀 있었다. 모든 칸에 비슷한 이름이 등장했다. 누군가에게 마음을 쏟던 시절이었나. 올해 무엇을 깨달았느냐는 물음에 ‘사랑은 구걸할 수 없다는 것’이라고 적혀 있어서, 친구들에게 보여줄 수 없었다. 그래서 이번엔 2개를 마련했다. 공개적으로 일기 쓰는 것에 익숙하지만, 가끔은 취약한 진심을 기록할 공간도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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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6,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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