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하늘과 땅 사이에 ― 김형영(1945∼ ) 눈 덮인 산중늙은 감나무 지는 노을 움켜서 허공에 내어건 홍시 하나 쭈그렁밤탱이가 되어 이제 더는 매달릴 힘조차 없어 눈송이 하나에도 흔들리고 있는 홍시 하나 하늘과 땅 사이에 외롭게 매달린 예수처럼 바람으로 바람을 견디며 추위로 추위 견디며 먼 세상 꿈꾸고 있네 겨울은 아름답고 슬픈 계절이다. 우리는 눈이 내리는 것처럼 서서히 슬퍼지고 성에가 서리는 것처럼 무겁게 흐려진다. 아름답게 슬프기로는, 혹은 슬프게 아름답기로는 시인을 빼놓을 수 없다. 그래서 시인은 겨울을 사랑하고 겨울도 시인을 사랑한다. 가난한 계절이지만 겨울시만은 풍성하다. 그중에서도 이 시는 서둘러 읽어야 할 겨울 초엽의 시다. 시 앞부분은 생명 탄생을 담고 있다. 감나무는 붉은 노을을 그러모아 홍시로 뱉어냈다. 무슨 말일까. 노을은 거대한 피의 주머니, 감나무는 그 생명력의 감응, 마지막으로 홍시는 생명의 표현이다. 세상에 태어난 우리들이 바로 각각의 홍시 한 알인 셈이다. 우리의 붉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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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5,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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