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세백이 웃으며 말하였다. “오늘 밤! 우리 부부가 여기에서 조용히 원앙금침 속에서 즐거이 지내면 내일 돌아가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백일이 지나도 여기서 떠나지 않을 것이오.” 그러자 하옥주가 정색을 하며 말하였다. “왕의 이 같은 이상한 행태는 경박한 무리들이나 하는 일입니다. 조금도 왕으로서의 위엄과 태도가 없으니 어찌 부끄럽지 않겠습니까?”’ ―고전소설 ‘하진양문록’에서 ‘하진양문록’의 여자 주인공인 하옥주가 남자 주인공이자 남편인 진세백에게 하는 말이다. 하옥주는 같이 자자고 보채는 어린아이 같은 남편의 요구를 칼같이 거절한다. 조선시대 여성이라면 남편의 적극적이고도 무례한 애정 공세에 이처럼 자기 결정권을 가지고 응대하기는 쉽지 않았을 것이다. 어쩌면 조선의 많은 여성도 이런 행동을 꿈꾸면서 하옥주에게 부러움이 섞인 공감을 보냈을 것이다. 하옥주는 세 번의 다른 삶을 산다. 그것은 소녀와 남성, 성인 여성의 삶으로 요약할 수 있다. 소녀의 삶을 사는 하옥주에게는 큰 고난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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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3,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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