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주바다 1 ― 문충성(1938∼2018) 누이야 원래 싸움터였다 바다가 어둠을 여는 줄로 너는 알았지? 바다가 빛을 켜는 줄로 알고 있었지? 아니다 처음 어둠이 바다를 열었다 빛이 바다를 열었지 싸움이었다 어둠이 자그만 빛들을 몰아내면 저 하늘 끝에서 빛들이 휘몰아와 어둠을 밀어내는 괴로워 울었다 바다는 괴로움을 삭이면서 끝남이 없는 싸움을 울부짖어 왔다 (…) 제주 사람이 아니고는 진짜 제주바다를 알 수 없다 누이야 바람 부는 날 바다로 나가서 5월 보리 이랑 일렁이는 바다를 보라 텀벙텀벙 너와 나의 알몸뚱이 유년이 헤엄치는 바다를 보라 겨울날 초가지붕을 넘어 하늬바람 속 까옥까옥 까마귀 등을 타고 제주의 겨울을 빚는 파도 소리를 보라 파도 소리가 열어놓는 하늘 밖의 하늘을 보라 누이야 제주에서 태어나 제주에서 시를 쓰던 문충성 시인이 올해 11월에 지상을 떠났다. 제주를 몹시 사랑하던 ‘제주의 시인’이었다. 그의 처음과 끝은 언제나 제주도였다. 등단작이 ‘제주바다’였고, 첫 시집 제목도 ‘제주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zzZWjg
via
자세히 읽기
December 01, 2018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