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 얜 누구냐. 우리 집 깡패잖아. 그런데 왜 이러고 있지?” 레돔이 발견한 것은 말벌이었다. 늦가을 추위에 비틀거리며 엎어져 있었다. 지난여름 동안 우리 집 작은 마당을 전쟁터로 만들었던 그 용맹함은 어디로 갔는지 곧 죽을 것처럼 보였다. 말벌이 새끼를 까면서 전쟁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새끼들은 맛있는 것을 내놓으라고 맹렬한 기세로 꿈틀거렸고 전사들은 사냥을 나섰다. 숲에서부터 몇 킬로미터를 날아와 그들이 발견한 것은 평화로운 우리 집 꿀벌 마을이었다. “오, 저기에 귀여운 꿀벌들이 있군. 모두 세 통, 상황 파악을 했으니 오늘은 여기서 철수.” 벌통을 발견한 말벌 선발대는 결전의 날을 잡아 다시 왔다. 꿀벌들은 날갯짓을 하며 개망초 꽃 속에 온몸을 던져 꿀 따기에 여념이 없었다. 그들의 유전인자 속에 새겨진 것은 이 햇살이 사라지기 전에, 이 꽃들이 시들기 전에 벌집 가득 황금 꿀을 채워야 한다는 것뿐이었다, 말벌에게도 새끼가 있듯이 꿀벌에게도 부화될 알들이 벌집 가득 차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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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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