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적의 손에 부질없이 죽느니 차라리 내 손으로 도적놈을 죽여서 죽어도 원수를 갚아야지. 그러자면 억지로라도 밥을 먹어서 기운을 차려야 할 일이다.” ―신돈복의 ‘학산한언(鶴山閑言)’ 길녀(吉女)는 평안도 영변에서 태어난 향관의 서녀(庶女)로 일찍 부모를 여의고 삼촌 집에 의탁됐다. 나이 스물이 됐으나 시집을 가지 못하고 길쌈과 바느질로 생계를 이었다. 어쩐지 이 여인에게서 ‘짠내’가 난다. 이는 조선 후기 사회적 현상으로 정조의 명에 따라 지어진 ‘김신부부전’이나 희곡 ‘동상기’ 등에서도 가난한 노처녀의 어려움이 잘 나타나고 있다. 길녀는 그저 평범한 여성이 아니었다. 우아한 품행과 아름다운 외모뿐만 아니라 최고의 베짜기 기술을 가지고 있었다. 길녀에게 꽃길을 걷게 해 줄 남자가 운명의 상대라면 좋으련만, 운명의 남자는 인천에 사는 불혹을 넘긴 신명희란 사람이었다. 그는 사별한 부인을 대신해 집안일을 맡아 줄 여인을 찾는 평범한 인물이었다. 신명희는 두 번의 꿈에서 길녀를 미리 봤는데 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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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0,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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