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박 ― 허수경(1964∼2018) 아직도 둥근 것을 보면 아파요 둥근 적이 없었던 청춘이 문득 돌아오다 길 잃은 것처럼 (중략) 나, 수박 속에 든 저 수많은 별들을 모르던 시절 나는 당신의 그림자만이 좋았어요 저 푸른 시절의 손바닥이 저렇게 붉어서 검은 눈물 같은 사랑을 안고 있는 줄 알게 되어 이제는 당신의 저만치 가 있는 마음도 좋아요 내가 어떻게 보았을까요, 기적처럼 이제 곧 푸르게 차오르는 냇물의 시간이 온다는 걸 가재와 붕장어의 시간이 온다는 걸 선잠과 어린 새벽의 손이 포플러처럼 흔들리는 시간이 온다는 걸 날아가는 어린 새가 수박빛 향기를 물고 가는 시간이 온다는 걸 떠날 날은 누구도 몰라서 부고는 늘 낯설다. 이 낯섦 속에서 허수경 시인이 남긴 작품들을 다시 생각한다. 한 사람의 죽음이 왜 이다지도 슬픈지. 슬퍼서 추모의 글을 찾아 읽다가 놀라고 말았다. 시가 시의적절하지 못한 시대라는 말은 틀렸다. 품에 시를 묻어놓은 이들이 저렇게 많다. 슬프다는 말은 사실 시인에게 빚진 위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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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6,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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