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장의 흑백사진이 있다. 앞으로 팔을 두르고 앉아 있는 흑인 남자의 사진이다. 얼굴은 안 보이고 상체와 하체의 일부만 보인다. 그의 주머니는 담배쌈지, 담뱃대, 줄자, 메모장 등으로 빼곡하다. 팔목에는 플라스틱 밴드와 얇은 팔찌가, 허리띠에는 휴대용 구급함과 주머니칼, 시계가 있다. 왼쪽 팔에는 세 개의 별과 함께 ‘보스 보이(BOSS BOY)’라고 쓰인 계급장이 있다. 우두머리를 뜻하는 보스와 소년을 뜻하는 보이가 결합된 보스 보이, 그 말이 역사 속의 아픈 상처를 소환한다. 프랑스 철학자 자크 데리다가 “세계의 몸에 난 사악한 종기”라고 표현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이 횡행하던 시절, 백인들은 흑인 남자들을 ‘보이’라고 불렀다. 아이도, 어른도, 심지어 노인도 남자라면 다 보이였다. 흑인 남자들은 남성성을 거세당하고 중성인 보이가 됐다. 1960년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금광의 나라였다. 세계의 금 생산량의 절반이 그곳에서 생산되었다. ‘보스 보이’는 거기에 동원된 흑인 광부들의 우두머리였다. 흑인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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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1,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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