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세기는 새로운 노마드의 시대다. 첨단 디지털 장비만 휴대한다면 시간과 장소에 구애 받지 않고 세계 곳곳을 유랑하며 일하는 게 가능하다. 하지만 미술가의 경우,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작품 운송과 설치, 철수에 드는 비용 부담에서 자유롭기란 힘들다. 작품과 함께 쉽게 옮겨 다닐 수는 없을까? ‘여행가방 속 상자’는 마르셀 뒤샹의 이런 고민에서 시작된 작업이다. 1917년 남자 소변기에 ‘샘’이라는 제목을 붙인 후 미술이라 주장했던 바로 그 작가다. 작품을 발표할 때마다 논쟁을 일으켰던 뒤샹은 1923년 돌연 작품 활동을 중단하고 체스 게임에 전념했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할 정도로 체스에 몰입해 살면서도 작업을 전혀 안 한 건 아니었다. 1941년 여름, 54세의 뒤샹은 오랜 공백을 깨고 아주 특별한 회고전을 열고자 했다. 언제 어디서든 전시 가능하고 운송비용은 전혀 들지 않는 스마트하고 경제적인 회고전을 원했다. 그 결과 가죽으로 된 여행가방 안에 자신의 대표 작품들이 미니어처 형태로 들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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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19,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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