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10개월간 머물렀던 경기 연평도에서는 아찔한 기억이 있다. 썰물 때 잠깐 바다에 길이 생긴 틈을 타 인근 모이도에 들어갔다. 이곳은 ‘매∼’ 소리로 포효하며 섬에서 주인 행세를 하는 야생화된 염소 3마리만 있는 무인도. 밀물이 들어오기 전에 섬 정상을 가로질러 보기로 마음먹었다. ‘섬이 고향이고 한국 바다를 두루 누볐는데 이쯤이야.’ 잠깐 섬을 둘러보고 나오려고 하니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다. 길은 온데간데없고 시커먼 거센 물살이 출렁이고 있었다. 나는 그 자리에서 햄릿이 됐다. ‘무인도에 12시간을 갇혀 있다가 길이 다시 열리는 새벽에 탈출할 것인지, 허벅지까지 찬 물살을 뚫고 200m 바닷길을 건널 것인지’ 이것이 문제로다. 하지만 생각할 겨를도 없이 어느새 물살을 헤치고 있는 내 모습을 발견했다. 바닷길을 걷는 동안 수심이 점점 깊어지고 있음을 느낄 정도로 물살은 빠르게 밀려들었다. 발걸음을 재촉했으나 검푸른 물살로 바닥이 보이지 않아 공포감은 극대화됐다. 천신만고 끝에 섬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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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ne 29,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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