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딸 바보’입니다. 늦은 밤 딸의 학교 앞에서 딸이 자율학습을 마치고 나오기를 기다리며 음악을 듣습니다. 김민기의 ‘강변에서’는 저 같은 딸 바보 아빠가 부르는 노래죠. 때는 1970년대 초입니다. 새벽부터 ‘새마을 운동’ 노래가 잠을 깨우고, 엉성한 슬레이트 지붕들이 늘어가고, 하면 된다고 믿거나 믿기를 강요당하고, 애국가가 울리면 걸음을 멈추고 국기에 대한 맹세를 외우던 그런 시절이죠. 해가 저물면 동네는 아이들을 부르는 엄마들의 고함 소리, 두부 장수의 딸랑딸랑 종소리, 라디오 드라마와 뉴스 소리로 시끌벅적합니다. 아빠는 ‘강변에서’를 부르기 시작합니다. “서산에 붉은 해 걸리고 강변에 앉아서 쉬노라면, 낯익은 얼굴이 하나둘 집으로 돌아온다. 바람은 어두워가고, 별들은 춤추는데, 건너 공장에 나간 순이는 왜 안 돌아오는 걸까?” 강둑에 쭈그리고 앉아서 딸을 기다리는 아빠는 걱정입니다. 학교도 못 다니고, 가족들 먹여 살린다고 밤늦게까지 일을 하는 열여섯 어린 딸의 모습이 아직도 안 보이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js54xg
via
자세히 읽기
May 05, 2018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