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해 이맘때쯤, 몇 년 전 한 어부가 들려준 말을 떠올린다. 어부이자 시인인 남자. 운을 떼고 보니 다소 낭만적 뉘앙스가 감도는 듯한데, 사실 그의 말이란 나를 무방비로 폭소케 하는 ‘웃음 지뢰’다. 여름 별미를 주제로 한 원고 청탁에 그는 이렇게 답했다. “나는요, 사람들이 처먹으러 돌아다니는 게 제일 꼴사나워요. TV에서도 맨날 지랄이고…. 먹는 걸로 유난 좀 안 떨면 좋겠어요.” 미처 전화를 끊기도 전에 웃음이 터졌다. 걸진 어휘나 사투리 탓도 있겠지만, 그보다는 말에 깃든 간결한 삶이 시원해서였다. 이를 테면 영화 ‘그레이트 뷰티’의 한 장면, 주인공 젭이 언제나 음식 이야기만 늘어놓는 추기경의 말을 싹둑 자르던 순간처럼. “추기경께 제 마음의 문제에 대해 질문 드리려던 적이 있는데요. 뭐, 됐습니다. 대답 못하시면 제가 실망할 것 같네요.” 자칫 오해를 살 것 같다. 나는 정확히 어부가 지탄했던 부류, ‘처먹으러 돌아다니는’ 사람이다. 입에 뭔가를 넣는 순간에도 다른 음식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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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30,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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