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때 누에를 기르는 방에서 낮잠을 잔 적이 있었다. 자다가 일어났는데 갑자기 콩 볶듯 소나기 오는 소리가 들렸다. 밖을 내다보니 햇볕이 쨍쨍. 놀라 소리를 들어보니 누에가 어석어석 뽕을 먹어치우고 있었다. 푸른 뽕잎이 만든 짙은 녹음은 뽕밭을 비밀스러운 장소로 만든다. 연산군 10년의 조선왕조실록에는 실제 이런 ‘뽕밭 밀애’ 기사가 나온다. “내관 서득관(徐得寬)이 잠실(蠶室)을 감독하다가 잠모(蠶母)와 사통하였는데, 그 남편이 사헌부에 고소하여 득관이 죄받게 되었다.” 같은 시기 내시 김세필이 고환을 거세하지 않은 사실이 발각돼 사형을 받은 점은 내시라고 모두 ‘완전한’ 내시는 아니었음을 보여준다. 뽕잎을 먹은 누에는 한의학적으로 스태미나에 좋은 약재다. 총각 수컷 번데기를 구워 말려 가루를 내 먹는데 ‘원잠아(原蠶蛾)’라고 한다. 동의보감은 이에 대해 “양기(陽氣)를 굳세게 한다”고 그 효능을 적었다. 드라마에서 허준의 라이벌로 나오는 양예수가 쓴 의림촬요에는 “남자가 맥(맥)이 미약하면 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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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12,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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