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섣달 그믐밤에 ―강소천(1915∼1963) 내 열 살이 마지막 가는 섣달 그믐밤. 올해 일기장 마지막 페이지에 남은 이야기를 마저 적는다. -아아, 실수투성이 부끄러운 내 열 살아, 부디 안녕, 안녕… 인제 날이 새면 새해, 나는 열하고 새로 한 살. 내 책상 위엔 벌써부터 새 일기장이 벌써부터 새 일기장이 놓여 있다. -빛내리라, 내 열한 살. 바르고 참되게 그리고 자랑스럽게 살리라. 내 열한 살. 나이가 들면서는 신정보다 구정이 반갑다. 하루라도 새해가 늦어져야 나이를 덜 먹지 않겠는가. 어려서는 언제 설날이 오나 손가락으로 꼽아가며 기다렸다. 한 살이라도 나이를 더 먹고 싶어 떡국을 두 그릇씩 먹곤 했다. 그때는 새해를 싫어하는 어른이 되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어른의 마음은 어린이의 마음과 반대로 간다. 그래서 반성한다. 어린이를 닮아 우리 어른도 좀 산뜻해지고, 솔직해지고, 깨끗해지고 싶다. 우리도 바른 어린이 시기를 분명히 거쳤는데 언제 어디서부터 못난이 어른이 되어버린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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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09,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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