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보리 ― 가람 이병기(1891∼1968) 눈 눈 싸락눈 함박눈 펑펑 쏟아지는 눈 연일 그 추위에 몹시 볶이던 보리 그 참한 포근한 속의 문득 숨을 눅여 강보에 싸인 어린애마냥 고이고이 자라노니 눈 눈 눈이 아니라 보리가 쏟아진다고 나는 홀로 춤을 추오 예전의 어린이들은 추워서 볼이 트고 손등이 갈라져도 밖으로 놀러 다녔다. 가난한 집 아이도 부잣집 아이도 겨울 놀이에서는 공평한 편이어서 다들 썰매타기를 하고 쥐불놀이를 했다. 그렇게 직접 경험하면 겨울이 우리 생각보다 훨씬 풍성하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겨울 생태계는 죽은 것 같아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보면 다 살아 있다. 자연을 많이 겪으면 자연을 읽는 눈이 달라진다. 사람이 자연에게 가까이 가면, 자연은 더 가까이 다가온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자연과 사람은 퍽 아름답고 가까운 관계를 만들기도 한다. 바로 이 시처럼 말이다. 가람 이병기라는 이름을 들으면 참 옛날 분이시라는 생각이 든다. 지나치게 근엄해 보여 공감 불가능이라 생각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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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02,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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