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43년 5월일까, 6월일까. 여름날 아침 그는 교토 남쪽에 있는 우지(宇治)강으로 도시샤대 친구들과 놀러 갔다. 점차 아침 물안개가 걷히며 짙은 에메랄드빛을 튕겨내는 강물은 물살이 빠르고 깊어 보였다. 강가에는 이른 아침인데 벌써 강태공들이 여기저기 낚싯대를 드리우고 앉아 있었다. 우지교를 건너 20분쯤 걸어가면 아마가세(天ヶ瀨)댐 아래 통나무를 밧줄로 당겨 만든 구름다리, 일본어로 쓰리바시(吊り橋)가 있다. 이 다리에서 찍은 사진을 보면, 남학생 일곱 명과 여학생 두 명의 사진 속에 그는 마지막 사진일 줄 아는지 모르는지 담담한 표정으로 있다. 일본 친구들 앞에서 윤동주는 ‘아리랑’을 불렀다고 한다. 윤동주가 좋아하는 노래는 ‘희망의 나라로’, 일본 동요 ‘이 길(この道)’, ‘도라지’ 등 많았다. 갓 사귄 일본인 친구들 앞에서 ‘산타루치아’나 ‘내 고향으로 날 보내주’를 부르면 멋졌을 텐데, 하필 ‘아리랑’을 불렀을까. 뻔한 애국 영화의 상투적인 마지막 장면 같지만, 그가 그날 거쳐 갔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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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03,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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