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 전 서울지하철 3호선에서 겪은 일이다. 마침 일요일 오전이라 전동차는 한산했다. 내릴 역이 다가오는가 싶은데 저만치서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다가왔다. “이거 좀 사줘!” “아니면 그냥 1000원도 500원도 좋고.” 짧은 백발의 할머니가 장바구니 속 멸치를 가리키며 며느리뻘보다 어려 보이는 어느 여인을 집요하게 다그치는 중이었다. 어린 아들과 함께 앉아 있던 젊은 엄마는 다소곳이 거부의사를 밝히고 날벼락 같은 사태를 수습하려 했으나 막무가내. 급기야 할머니는 손을 뻗더니 엄마랑 아이를 쿡쿡 찌르며 말했다. “100원도 좋고 200원도 좋으니 줘. 남을 도와야 복 받는 거야.” 띄엄띄엄 앉은 승객들은 노파의 거센 언동에 질린 듯 불편한 심정으로 바라보기만 했다. 나 역시도. 누가 감히 불쌍하고 힘없는 노인을 건드릴쏘냐 하는 배짱인 듯했다. ‘약자의 완장’에 대한 계산은 정확히 맞아떨어졌다. 그 다음 주 비슷한 시간대 3호선에서 할머니를 다시 마주쳤다. 홀로 앉은 여성을 골라 ‘좋은 일 좀 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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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24,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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