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孤高) ― 김종길(1926∼2017) 북한산이 다시 그 높이를 회복하려면 다음 겨울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밤사이 눈이 내린, 그것도 백운대나 인수봉 같은 높은 봉우리만이 옅은 화장을 하듯 가볍게 눈을 쓰고 깵 신록이나 단풍, 골짜기를 피어오르는 안개로는, 눈이래도 왼 산을 뒤덮는 적설로는 드러나지 않는, 심지어는 장밋빛 햇살이 와 닿기만 해도 변질하는, 그 고고한 높이를 회복하려면 백운대와 인수봉만이 가볍게 눈을 쓰는 어느 겨울날 이른 아침까지는 기다려야만 한다. 12월에는 김종길 시인의 시 ‘성탄제’를 빼놓을 수 없다. 산타 할아버지의 옷보다 더 붉고, 선물보다 더 고마운 아버지의 사랑이 ‘성탄제’에 담겨 있다. 우연의 일치인지 김종길의 또 다른 명편 ‘고고’ 역시 겨울의 작품이다. ‘성탄제’가 깊게 뜨거워지는 시라면, 시 ‘고고’는 높게 차가워지는 시다. 사람은 모름지기 뜨겁게 사랑하되 고고하게 높아져야 한다는 뜻인 걸까. 물론 시인은 이런 메시지를 위해 두 편의 겨울 시를 쓴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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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29,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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