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바람 부는 날 ― 박성룡(1934∼2002) 오늘 따라 바람이 저렇게 쉴 새 없이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내가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의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풀잎에 나뭇가지에 들길에 마을에 가을날 잎들이 말갛게 쓸리듯이 나는 오늘 그렇게 내게 있는 모든 것을 여의고만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아 지금 바람이 저렇게 못 견디게 설레고만 있음은 오늘은 또 내가 내게 없는 모든 것을 되찾고 있음을 바람도 나와 함께 안다는 말일까. 박성룡 시인은 ‘풀잎’을 노래하기로 유명한 시인이다. 초롱초롱 맑은 풀잎의 시 외에도, 이 시인에게는 좋은 시가 많다. 특히나 이 시인은 자연에 기대서 자신의 마음을 읽어내는 데에 재주와 특기가 있었다. 그중에서 ‘교외’라는 작품과 ‘바람 부는 날’, 대중에게는 이 두 작품이 널리 알려져 있다. ‘바람 부는 날’은 요즘에 딱 맞는 시다. 겨울이 턱밑까지 왔는지, 근래의 찬 바람은 어찌나 거센지 모른다. 나무에 겨우 붙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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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24,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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