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벼랑 끝 ― 조정권(1949∼2017) 그대 보고 싶은 마음 죽이려고 산골로 찾아갔더니, 때 아닌 단풍 같은 눈만 한없이 내려 마음속 캄캄한 자물쇠로 점점 더 한밤중을 느꼈습니다. 벼랑 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가다가 꽃을 만나면 마음은 꽃망울 속으로 가라앉아 재와 함께 섞이고, 벼랑 끝만 바라보며 걸었습니다 등산을 즐기는 분들은 알 것이다. 추운 산 깊은 곳에서 숨을 쉬면 숨이 다르다. 콧속에 차갑고 맑은 바람이 들어올 때의 그 감각이란. 뭐랄까, ‘상쾌함’이나 ‘신선함’이란 말로는 다 표현할 수 없다. 공기가 춥고 맑은 칼날이 되어 아프지 않게 폐부를 관통하는, 그런 느낌이 든다. 조정권 시인의 시가 그랬다. 맑고 춥고 날카로웠다. 시인의 대표작은 ‘산정묘지’로 알려져 있는데, 대표작뿐만 아니라 다른 시들도 그러했다. 시들이 마치 추운 산에서 쉬는 숨 같다. 내가 좋아하고 다른 이들도 좋아하는 ‘벼랑 끝’이라는 작품도 마찬가지다. 하고많은 유행가와 시인들은 ‘그대 보고 싶은 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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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0,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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