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몸의 상처는 어둡고 축축한 환경에서는 잘 낫지 않는다. 상처에 햇빛이 필요한 이유다. 마음의 상처도 마찬가지다. 혼란과 무질서의 어둠 속에서는 잘 낫지 않는다. 마음의 상처에도 햇빛이 필요한 이유다. 두 상처의 다른 점은 하나는 자연의 햇빛이, 다른 하나는 언어의 햇빛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왜 언어가 햇빛일까. 혼란과 무질서를 정돈과 질서로 바꿔주는 상징이기 때문이다. 상처로부터 자유로워지는 길은 그것의 무질서를 언어, 즉 질서로 바꾸는 것이다. 일상적 의미의 언어. 음악, 회화, 춤 등에서 사용하는 은유적 의미의 언어. 모두가 햇빛이다. 서정주 시인의 ‘자화상’은 그 햇빛의 중요성을 알려주는 좋은 예이다. 이 시는 상처의 무질서가 어떻게 언어의 질서로 바뀌는지를 보여준다. 시는 이렇게 시작된다. ‘애비는 종이었다. 밤이 깊어도 오지 않았다.’ 첫 행만 보고도, 우리는 화자가 자신의 내면에 오랫동안 들어앉아 있던 상처를 고백하고 있다는 것을 직감한다. 화자는 ‘파뿌리같이 늙은 할머니’와 ‘손톱이 까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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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8,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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