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봉숭아꽃 ―민영(1934∼ ) 내 나이 오십이 되기까지 어머니는 내 새끼손가락에 봉숭아를 들여주셨다. 꽃보다 붉은 그 노을이 아들 몸에 지필지도 모르는 사악한 것을 물리쳐준다고 봉숭아물을 들여주셨다. 봉숭아야 봉숭아야, 장마 그치고 울타리 밑에 초롱불 밝힌 봉숭아야! 무덤에 누워서도 자식 걱정에 마른 풀이 자라는 어머니는 지금 용인에 계시단다. 우리는 해마다 늦여름이 되면 손가락에 봉숭아물을 들이곤 했다. 붉은색이 진해지라고 백반 조각을 넣기도 했고, 그게 없으면 굵은 소금을 함께 빻기도 했다. 만세 자세로 하룻밤 자고 나면 손톱은 예쁜 색으로 변신하곤 했다. 첫눈 오실 때까지 붉은 부분이 남아있으면 첫사랑이 이루어진다는 말에, 친구들 너도나도 손톱을 기르던 기억이 난다. 더 이전 세대에서는 봉숭아 꽃물이란 첫사랑 전설이 아니라 일종의 ‘부적’이었나 보다. 민영 시인의 말에 따르면 그의 어머니는 사악한 기운을 물리치려고 아들 손톱에 봉숭아물을 들여 주었다. 부적으로서의 봉숭아물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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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3,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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