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기 첫날, 나는 대혼란에 빠졌다. 준비된 자기소개를 하고 앞으로에 대한 오리엔테이션을 들은 것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하루가 끝난 뒤의 리셉션 자리에서 벌어졌다. 그저 그런 가벼운 대화를 나눌 것이라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좁은 방에 가득 찬 사람들이 목소리를 높여 가며 처음 만난 서로에게 묻는 말은 이랬다. “이 분야에서 네 관심 주제는 뭐야?” “이 이슈에 대한 네 생각은 어때?” 아니, 무슨 교수님과의 인터뷰도 아니고 대뜸 1년 후 논문 주제를 내놓으라니…. 기다렸다는 듯 저마다의 관심사를 꺼내놓는 이들 틈에서 나는 마치 영어 말하기 시험장 한가운데에 앉은 듯 말문이 막혔다. 시험장에서와 똑같은 생각이 입 안 가득 맴돌았다. ‘한국말로도 생각해본 적 없는 걸 영어로 답하라고? 너무하잖아!’ 컴퓨터가 묻는 “여가 시간엔 뭘 하세요?”와 같은 일상 질문에도 열심히 외운 유형별 답안들을 머릿속에서 뒤적이던 나는, 갑자기 튀어나온 ‘주제에 대한 의견을 말하시오’라는 공격에 속수무책이었다. 첫날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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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5,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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