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두환 정권 말기에 미국 국무부 한국과장 블랙모어가 방한했다. 그런데 전 대통령이 덜컥 블랙모어 과장을 만나겠다고 한 것이다. 한국 대통령과 미 국무부 일개 과장의 ‘잘못된 만남’은 결국 성사됐다. 그만큼 한국이 미국이라면 껌뻑 죽던 시절이기도 했지만, 4·13 호헌 조치로 미국의 ‘민주화 압박’에 직면한 전 대통령으로선 미국의 지지가 절실했기 때문이었다. 대통령이 과장을 만나고 나니, 정부와 국회의 요인들이 블랙모어를 만나려고 줄을 섰다. 외교 의전을 아는 외무부에선 국장이 만나려고 했으나 “대통령을 능멸하는 거냐”는 ‘상부’의 압박에 결국 차관이 만나야 했다. 돌아보면 얼굴이 후끈할 정도의 과공(過恭)이요, 사대주의다. 지금이야 그 정도는 아니라고 해도 크게 나아진 것도 없다. 국무총리를 지낸 주미대사가 미 국무부의 동아태차관보 정도를 만난다. 중국에서도 사정은 다르지 않다. 그것이 우리의 능력과 처지를 반영하는 것이지만, 그래도 대통령과 과장의 만남은 너무했다. 여기서 얻을 수 있는 분명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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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30,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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