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토리는 상처를 은폐하기도 한다. 그런데 놀랍게도 그 은폐가 때로는 상처를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어 준다.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꽃 이야기는 좋은 예다. 아폴로 신은 원반을 던지다가 그가 좋아하는 친구 히아신스를 죽게 만든다. 그는 슬퍼하며 그 친구를 아름다운 꽃이 되어 영원히 살게 한다. 인간 히아신스는 그렇게 해서 히아신스 꽃이 된다. 신화학자들은 이 신화에 비극이 암시돼 있다고 생각한다. 가뭄이 계속되어 밭이 타들어갈 때면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를 죽여 피를 뿌리던 야만적 의식, 그 역사가 은폐되고 신과 인간에 관한 신화로 둔갑했다는 것이다. 아네모네나 수선화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은폐를 하지 않으면서도 은폐 효과를 달성하는 스토리가 있다. 우리나라의 ‘심청전’은 그런 스토리 중 하나다. 이것도 꽃다운 나이의 젊은이를 제물로 삼은 야만적 의식을 배경으로 한다. 인당수는 풍랑이 유독 심하고 물길이 험하여 항해가 어려운 바다다. ‘바다의 용들이 싸우는 것처럼’ 폭풍우가 일고 바닷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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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18,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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