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버지와 대립이 고조되던 때가 있었다. 대학을 마치고 유학까지 다녀온 후였으니 사춘기의 치기도 아니었다. 사소한 시각차가 뜬금없이 자라나 큰 소리가 나곤 했다. 내가 알던 아버지가 맞나 싶을 정도였다. 대화는 끊기기 일쑤였다. 내 마음을 몰라주는 아버지가 야속했다. 전투는 주로 식탁에서 이루어졌다. 피 터지는 식사를 마치고 방으로 돌아가면 진이 빠져 있곤 했다. 얹히는 듯한 배에 손을 올리고 가만히 생각했다. 세상을 보는 눈이 이처럼 다른 이유가 뭘까. 컴퓨터에 관심이 많으셨던 아버지는 어린 나를 데리고 서울 용산을 자주 찾았다. 용산이 전자제품의 메카로 명성이 높던 시절이다. 초등학생이던 나에게 전자상가는 꿈의 공간이었다. 신기한 기계로 둘러싸인 창문 없는 공간은 다른 세계였다. 일 보시는 아버지 곁에서 이리저리 구경하다가 나와서 보면 날은 저물어 있었다. 종종 손에 게임팩이 들려 있는 날이면 아버지가 왕으로 보였다. 돌아오는 차 안의 냄새가 아직도 생각난다. 뒷좌석은 온전히 나의 세상이었다. 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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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01,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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