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달아 ― 김후란(1934∼ ) 달아 후미진 골짜기에 긴 팔을 내려 잠든 새 깃털 만져주는 달아 이리 빈 가슴 잠 못 드는 밤 희디흰 손길 뻗어 내 등 쓸어주오 떨어져 누운 낙엽 달래주는 부드러운 달빛으로 이번 추석에는 무슨 소원을 빌까. 달 중에 제일은 보름달, 보름달 중에 제일은 추석 보름달이니 올해 보름달이 휘영청 밝기라도 한다면 소원 빌기에 흥이 나겠다. 많은 이들이 가족의 바람과 자신의 소원을 댈 참이다. “우리 가족 건강하면 좋겠어요.” “고생한 큰딸 취업하게 해주세요.” 이렇게 부모는 자식 걱정, 자식은 부모 걱정해주라고 보름달은 추석에 찾아오는지도 모른다. 여기 달에 소원을 비는 또 한 사람이 있다. 이때는 소원보다 조금 더 넓고 은은한 말, ‘기원’이라는 말이 더 어울린다. “달님, 달님, 내 소원을 들어주세요”가 아니라 시인은 “달아”라고 호명하면서 시작한다. 사람이 달에게 쏘아 올리는, 일방향적인 희망사항이 아니다. 시의 등장인물은 달의 친구이거나, 달과 대등한 존엄성을 지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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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ptember 29, 2017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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