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구의 눈물 ― 배한봉(1962∼) 눈물이 많다, 눈물왕국을 하나씩 가지고 있다 칼로 수박을 쪼개다 수박의 눈물을 만난다 (…) 그렇기 때문인가? 사람들은 둥근 것만 보면 깎거나 쪼개고 싶어 한다 지구도 그 가운데 하나다 숲을 깎고 땅을 쪼개 날마다 눈물을 뽑아 먹는다 번성하는 문명의 단맛에 취해 드디어는 북극의 눈물까지 먹는다 여름철이 되면 가장 많이 먹는 과일이 수박이다. 우리에게 수박과 선풍기가 없다면 여름을 무슨 맛으로 버틸까. 그런데 수박이 수박으로 보이지 않는 한 사람이 여기 있다. 배한봉 시인은 아마도 더웠을 어느 여름 날, 둥글둥글 시원시원한 수박을 칼로 자르려다가 멈칫하고 만다. 시인은 수박을 자르려다 말고 생각을 이어나간다. 이 둥그런 것을 자르면 저 안에 가득 찬 과즙이 흘러나올 것이다. 오늘은 과즙의 달콤함에 혀가 반응하기 전에 시인의 마음이 먼저 반응한다. 저 둥근 수박은 그 둥근 모양으로 인해 이미 원만하며 훌륭한데 칼을 대는 것은 미안한 일이 아닐까. 저 안에 있
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ift.tt/2v0MqmK
via
자세히 읽기
August 04, 2017 at 03:00AM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