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에서 혼자 살고 술은 약해요 ―이원하(1989∼) 유월의 제주/종달리에 핀 수국이 살이 찌면/그리고 밤이 오면 수국 한 알을 따서/착즙기에 넣고 즙을 짜서 마실 거예요/수국의 즙 같은 말투를 가지고 싶거든요/그러기 위해서 매일 수국을 감시합니다/나에게 바짝 다가오세요 …중략… 나는 제주에 사는 웃기고 이상한 사람입니다/남을 웃기기도 하고 혼자서 웃기도 많이 웃죠/제주에는 웃을 일이 참 많아요/현상 수배범이라면 살기 힘든 곳이죠 웃음소리 때문에 바로 눈에 뜨일 테니깐요 근래에 발견한 시 중에서 가장 사랑스러운 시를 소개한다. 이 시에는 우리가 막 지나온 6월이 있고, 잃어버린 수국이 있고, 가고 싶은데 가지 못하는 제주가 있다. 알고 있으나 닿을 수 없는, 좋긴 하지만 누릴 수 없는 것이 세 가지나 들어 있다. 그러니 시를 통한 간접 경험이 나쁠 리 없다. 눈앞이 시원해지는 이미지나 사진을 보는 대신 이 시를 읽어 보시라. 가고 싶은 곳, 제주의 정취를 잠깐이나마 빌려올 수 있다. 게다가 이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3dWVJ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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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uly 04, 2020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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