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사 마치고 낮잠 한숨, 깨어나선 차 두 사발. 고개 들어 해를 보니 어느새 서남쪽으로 기울었다.즐겁게 사는 이는 짧은 해가 아쉽고, 근심 많은 이는 더딘 세월이 싫겠지만 근심도 즐거움도 없는 나, 길든 짧든 삶에 맡겨버리지. (食罷一覺睡, 起來兩구茶. 擧頭看日影, 已復西南斜. 樂人惜日促, 憂人厭年사. 無憂無樂者, 長短任生涯.) ―‘식사를 마치고(食後·식후)’(백거이·白居易·772∼846) 시를 읽으면서 문득 세월의 속도감을 어림해 본다. 인생살이를 낙관하거나 비관하는 데 따라 그 속도가 다르지 않겠지만 세월의 흐름에 무심할 수 있다면 아무래도 그 삶이 팍팍하지는 않을 것 같다. 낙천(樂天)이라는 시인의 자(字)가 그래서 더 어울릴 성싶다. 이름 거이(居易)도 풀어 보면 ‘쉽게 사는 인생’ 같아서 낙천에 버금간다. 하지만 이 시가 지어진 때는 시인이 멀리 남쪽 강주사마(江州司馬)로 좌천되어 있던 시기. 그는 자기 직분을 잊고 주제넘게 직언했다는 게 빌미가 되어 조정에서 밀려난 상태였다. 말이야from 동아닷컴 : 동아일보 오피니언 뉴스 https://ift.tt/2Ogzse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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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04,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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