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유명 식당에 갯장어 샤부샤부를 먹으러 갔을 때의 일이다. TV에서 한 음식평론가가 ‘궁극의 맛’이라고 극찬한 곳이었다. 이게 웬일? 육수는 아리수 수준의 맹탕이었고, 갯장어 살은 퍽퍽하기 짝이 없었다. 하지만 일행 중 누구도 “더럽게 맛없다”고 불평하지 못했다. 이름난 평론가가 이런 거지 같은 맛을 ‘궁극’이라고 말했기 때문이다. 욕이 입 끝까지 나왔지만 참았다. 하긴, 나 같은 놈도 영화평론을 하는데 그자라고 지껄이지 못할쏘냐. 요즘엔 미디어에 나와 터진 입으로 떠들면 크리에이터란 이름의 유명 인사가 되는 시대 아닌가. 이리 가다간 ‘음주운전 크리에이터’ ‘물뽕 마취 크리에이터’ ‘존속상해 크리에이터’까지 생겨날 지경이다. 생각해보면, 우리 일행은 그날 ‘맛있는’ 음식을 먹은 게 아니었다. 단지 ‘맛있어야만 한다’는 신념을 먹은 것이었다. 정보의 홍수 속에 살고 전문가란 자들은 차고 넘치지만, 사람들은 외려 만들어진 이미지와 우상에 짓눌린 채 똑같은 생각을 하고 똑같은 물건을 사는 일이 ‘인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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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y 10,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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