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태풍이 불면 배는 늘 뒤쪽에서 바람을 받으며 항해해야 한다. 1980년대 후반 미국에서 한국으로 항해할 때의 일이다. 북태평양 인근에서 시계 방향으로 거센 태풍이 불었다. 우리 배도 태풍을 뒤에서 받으며 뱃머리를 한국 방향에서 북쪽으로, 미국 쪽으로, 다시 한국 쪽으로 돌려가며 항해해야 했다. 태풍이 불면 동시에 긴 파도가 치는데, 파도와 파도 사이의 간격이 200m쯤 된다. 그사이에 뱃머리를 180도 돌려 배의 자세를 바꿔야 하는데 덩치 큰 배의 자세를 바꾸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나는 초시계를 가지고 파도의 주기를 살폈다. 주기가 상당히 길어졌고 파고도 많이 낮아졌다. 선장에게 “이제 배를 다시 돌려도 되겠다”라고 보고했다. 선교에 올라온 선장은 바다를 살피더니 “3등 항해사 괜찮겠나. 그러면 한번 돌려봐”라고 허락했다. 큰 파도가 지나간 즉시 “조타기 왼쪽으로 완전히 돌려”라고 조타수에게 명령했다. 숨을 죽이고 뱃머리가 돌아가는 것을 지켜봤다. 생각보다 느리다. 멀리 왼쪽에서 다시 큰 파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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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ch 01,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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