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부분의 씨앗은 자라기 시작하기 전 적어도 1년은 기다린다. 체리 씨앗은 아무 문제없이 100년을 기다리기도 한다. 각각의 씨앗이 정확히 무엇을 기다리는지는 그 씨앗만이 안다.” ―호프 자런 ‘랩걸’ 내겐 글을 시작하기 전 뭉그적거리는 버릇이 있다. 원고 마감을 앞두고 촌각을 다툴 때도 그렇다. ‘뭉그적거리는 시간’은 에너지가 싹트는 시간이다. 밥할 때 뜸 들이는 시간 같은 거냐고? 그보다는 목욕탕에서 때를 밀기 전 물에 몸을 불리는 시간과 가깝다. 마음을 고백하기 전 이쪽저쪽으로 굴려보며, 마음 둘레에 근육이 붙을 때까지 공글리는 일에 가깝다. 혹은 강아지가 뱅글뱅글 돌며, 똥 눌 자리를 고르는 일과도 비슷하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에 앞서 때를 기다려야 한다. 알맹이가 ‘스스로 나오고 싶어질 때’ 말이다. 가령 글을 쓸 때 ‘쓰고 싶은 마음’이 안에서부터 치밀어 오르길, 종이 위로 글자들이 뛰어내릴 준비를 마칠 때를 기다려야 한다. 그때야 쓰는 사람도 읽는 사람도 편안한 글이 태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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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bruary 18,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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