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어릴 적부터 우리 집은 부모님 결혼기념일을 중요한 가족행사로 챙겨왔다. 두 분이 만나 결혼하셨기에 우리가 태어날 수 있었으니 생신만큼 중요하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데이트하시라며 두 분을 밖으로 내몰고서는 한 명은 창문에 붙어 망을 보고, 두 명은 고사리 같은 손으로 풍선을 벽에 붙이고 과자 상을 차렸다. 잠시 뒤 돌아오신 부모님은 더 이상 놀랍지도 않을 연례행사에 예외 없이 감동하셨다. 알면서도 속는 체하고, 속는 체하시는 걸 알면서도 속이는 가슴 따뜻한 날들이었다. 얼마 전 두 분은 결혼 33주년을 맞이하셨다. 세 딸은 어엿한 성인이 되어 품을 떠난 지 오래고, 그중 둘은 어느덧 또 다른 가정을 꾸렸다. ‘엄마 아빠, 결혼기념일 축하드려요.’ 메시지도 보내고 함께 모은 용돈도 드려 보지만 찾아뵙지 못하는 것이 못내 아쉬웠다. 당일 아침 엄마에게서 메시지가 왔다. ‘사랑합니다’ 팻말이 꽂혀 있는 케이크 사진이었다. 아빠의 귀여운 ‘서프라이즈’에 세 딸의 가슴도 뭉클했다. 별것 아닐 줄 알았는데 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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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nuary 30, 2019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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