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왠지 그 땅을 잊을 수가 없어.” 레돔이 이렇게 말했을 때 얼굴에 깊은 상실감이 느껴졌다. 실패한 첫사랑을 다시 소환하여 추억을 되씹는 표정 그대로였다. 첫사랑을 가슴에 끌어안고 사는 것처럼 이제는 그 땅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땅은 인연이 닿아야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인지 몰랐는데, 2년 정도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알게 되었다. 농사는 남의 땅에서 계속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내려진 뒤 우리는 참 많은 땅을 보러 다녔다. 너무 산꼭대기라 서 있으면 아래로 곤두박질칠 것 같은 땅들이 가장 많았다. 비가 오면 물이 고여 호수가 되는 곳, 전망은 좋으나 깊이 응달진 곳, 빛은 좋으나 고속도로 아래거나 축사 옆, 모든 것을 다 갖췄으나 양조장을 지을 수 없는 지목 등…. 그 옛날 선을 백 번 이상 보았던 친구가 생각났다. 땅이 나왔다는 소리를 들으면 불원천리 달려가며 ‘아, 이번에는…’ 하고 가지만 대체로 실망만 안고 돌아온다. 선을 본 사람의 리스트는 점점 늘어가지만 결혼의 날은 더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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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18,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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