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래기국 ― 황송문(1941∼) 고향 생각이 나면시래기국집을 찾는다. 해묵은 뚝배기에 듬성듬성 떠 있는 붉은 고추 푸른 고추 보기만 해도 눈시울이 뜨겁다. 노을같이 얼근한 시래기국물 훌훌 마시면, 뚝배기에 서린 김은 한이 되어 향수 젖은 눈에 방울방울 맺힌다. 시래기국을 잘 끓여 주시던 할머니는 저승에서도 시래기국을 끓이고 계실까. 새가 되어 날아간 내 딸아이는 할머니의 시래기국 맛을 보고 있을까.지금이야 도시에서 흔히 볼 수 없게 되었지만 예전에는 집집마다 시래기가 흔했다. 무는 잘라 먹고, 이파리랑 줄기만 남으면 그 무청을 엮어 처마에 매달아놓곤 했다. 시래기는 겨울 내내 혹은 봄까지도 좋은 식재료가 되어 주었다. 어머니는 그것을 물에 불리고 빨래하듯 치댄 후에 이것저것 다양한 반찬을 해주셨다. 된장찌개에도 넣고, 고깃국에도 넣고, 들기름 친 나물로도 해주셨다. 그중에서도 이 시는 시래기국(시래깃국)을 소재로 선택했다. 시인은 배가 고프기보다는 마음이 고픈 상태다. 영혼의 허기를 채우기 위해서 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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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cember 08,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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