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슬픔에 잠긴 존재는 다른 존재의 슬픔에 유독 민감하게 반응한다. 시가 팔리지 않는 시대에 ‘흩어짐(A Scattering)’이라는 시집으로 2009년 ‘코스타 북 어워드’를 수상한 크리스토퍼 리드, 그 영국 시인도 그러했다. 시집의 제목이면서 표제작이기도 한 ‘흩어짐’은 다른 존재의 슬픔을 응시하는 슬픈 시인의 모습을 보여준다. 여기에서 다른 존재란 코끼리다. 그의 시 속의 코끼리가 우리의 가슴을 먹먹하게 하는 것은 코끼리의 애도에 시인의 애도가 겹쳐지기 때문이다. 그의 시 첫 행(“여러분은 그 장면을 보았을 겁니다”)이 말해주듯, 코끼리가 애도하는 모습은 우리가 마음만 먹으면 유튜브에서 쉽게 확인할 수 있는 장면이다. 코끼리들이 지나가다가 길가에 있는 동족의 뼈를 발견하고 걸음을 멈춘다. 그들이 생전에 알고 지냈을 죽은 코끼리의 뼈, 살은 파 먹히고 한 무더기의 뼈로 남은 코끼리의 잔해. 코끼리들은 뼈를 둘러싸고 침묵에 빠진다. 그런데 그들 중 하나가 뼈들을 만지기 시작한다. 코로 말아서 엄니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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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ovember 14,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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