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기서부터는 아무도 동행할 수 없다/보던 책 덮어놓고 안경도 전화도/신용카드도 종이 한 장 들고 갈 수 없는/수십억 광년의 멀고먼 여정/무거운 몸으로는 갈 수 없어/마음 하나 가볍게 몸은 두고 떠나야 한다/천체의 별, 별 중의 가장 작은 별을 향해/나르며 돌아보며 아득히 두고 온/옆집의 감나무 가지 끝에/무시로 맴도는 바람이 되고/눈마다 움트는 이른 봄 새순이 되어/그리운 것들의 가슴 적시고/그 창에 비치는 별이 되기를 ―홍윤숙, ‘여기서부터는’ 고 홍윤숙 시인의 생애 마지막 시집 ‘쓸쓸함을 위하여’에 실린 시다. 3년 전 이맘때 깊어가는 가을, 선생님은 하느님의 품에 영원히 안기셨다. 사제가 되려는 나에게 선생님은 때로는 큰누나처럼 사랑을 베풀어 주셨고, 내 삶의 중요한 대목마다 멘토가 되어 주셨던 분이다. 늘 잔잔한 웃음으로 타인을 배려하시는 선생님은 한 치도 흐트러짐 없이 늘 꼿꼿하고 단아하셨다. 철저한 자기 성찰로 허세를 허용치 않던 그가 바라보는 이 세상은 철저히 ‘타관’이었다. 그 타관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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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tober 29, 2018 at 03:00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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